설명
‘ZL-5000’은 첫 눈에 보기에도 ‘ZL-3000’에 비해 풍모를 일신했다. 길이는 1.8m로 동일하지만, 케이블 직경이 14.5mm에서 19mm로 늘어났고 두랄루민 재질의 하우징도 두꺼워지고 길어졌다. 캘리퍼스로 직접 재보니 플러그쪽 하우징은 8.2cm에서 10.6cm로, IEC쪽 하우징은 7.1cm에서 9.0cm로 늘어났다. 선재가 굵어졌다는 것은 대전류 전송을 위한 설계, 하우징이 두터워지고 길어졌다는 것은 안정성 보강을 위한 설계로 보인다. ‘ZL-3000’의 와인빛 피복을 감싸던 차폐용 동선이 ‘ZL-5000’에선 사라지고 피복 색깔 자체도 짙은 남색으로 변했다.
하지만 역시 세상은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필자가 올닉 케이블을 들을 때마다 감탄했던,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ZL Technology’에 담긴 획기적인 기술력이 이번 ‘ZL-5000’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그것은 바로 오디오 케이블의 3대 저항(접촉저항, 연결저항, 도체저항)을 줄이기 위한 올닉만의 설계 디자인이다. 더욱이 인터케이블(통상 몇 십mA)에 비해 더 많은 전류(1000W 앰프의 경우 3.2A)를 흘려보내야 하고, 임피던스값이 측정불가일 정도로 낮은 파워케이블에서는 이 3대 저항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것이 필수다.
예를 들어 파워케이블의 임피던스값만 놓고 따져보자. 스피커케이블의 임피던스는 통상 8옴, 인터케이블은 아무리 낮아도 몇 십옴에 달하지만, 파워케이블은 몇 만분의 1에 불과할 만큼 임피던스가 극단적으로 낮다. 이는 한전에서 공급하는 전기 자체의 임피던스가 낮기 때문이다. 만약 이 임피던스가 조금이라도 높게 되면 그만큼 손실이 많다는 것이기 때문에 한전 입장에서 전기를 멀리, 각 가정으로 충분히 보내지 못하게 된다. 한마디로 파워케이블은 대전류가 흐르는데다 교류저항이라 할 임피던스까지 극단적으로 낮기 때문에 케이블 내 3대 저항은 더욱 낮아야 한다는 얘기다.
‘ZL-5000’은 우선 특허출원 단자를 통해 콘센트-케이블 AC플러그(수컷), 기기 인렛단-케이블 IEC단자(암컷)의 접촉저항을 줄였다. 베릴륨 동 재질의 AC플러그는 그 끝이 6분할됐고 안에 고탄성 고무가 들어갔는데, 이는 플러그와 콘센트의 접촉면적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다. 또한 베릴륨 동을 열처리해 제작(로듐 도금 및 극저온 처리), 단자의 반발력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IEC단자가 일반적인 클립 형태가 아니라 상자 모양인 것도 기기 인렛단의 금속봉과 4면에서 접촉하기 위한 설계다. 단자도 금속소재 중 가장 탄성이 좋은 티탄동을 사용했다.
‘ZL-5000’은 이밖에 양쪽 단자와 내부 선재를 1000도 이상의 초고온용접으로 한 개체로 만듦으로써 연결저항을 줄였으며, 도체 자체도 ‘ZL-3000’(4mm)에 비해 더 굵은 고순도 동선을 써서 도체저항을 줄였다. 박강수 대표에 따르면 선재 자체의 굵기가 ‘ZL-3000’에 비해 훨씬 두꺼워졌으며, 공개할 수는 없지만 1차 쉴딩을 위한 도금 상태 또한 크게 바뀌었다고 한다. 외피에 있던 구리 쉴드선을 선재와 외피 사이에 집어넣은 것도 완벽한 이중쉴드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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